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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 시인(The Poet, 1996)

「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의 첫 문장이다. 이번 학기 학교에서 전문분야저널리즘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작품이다. 작가가 기자 출신이라는 점과 미국 추리소설분야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부분이 강의를 하고 있는 김종혁 기자에게 조금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라고 치부하기엔 첫 문장에서의 인상이 매우 강렬해서 꼭 읽어보고 싶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추천사를 써 준 스티븐 킹도 저 첫 문장을 극찬할 정도이니... 나 같은 범인들이 보기에는 가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일지도 모르겠다.

 

 첫 문장에서처럼 주인공 잭 맥어보이는 ‘죽음’을 취재하는 기자이다. 어느 날 우연히 경찰인 쌍둥이 형제 션의 부고를 듣는다. 동료 경찰들도 정황상 자살이라고 판단을 짓는다. 하지만 잭은 션의 자살이란 있을 수 없다며 의심스러운 상황들에 대해서 파헤쳐가며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피붙이를 잃은 가족의 참담함과 저널리스트로서의 직업적 소명의식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일까. 소설에서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객관적으로 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간다. 킹이 말한 것처럼 밤에 모든 불을 켜고 볼 정도로 무섭지는 않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로 잠시 멍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략 600쪽 정도의 분량임에도 책에 집중하느라 뻑뻑한 눈알을 굴려가며서까지 종막을 향해 끊임없이 읽어가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작품이다.

 

 그래도 좀 아쉬웠던 부분은 아무래도 이 작품이 출판된 것이 90년대 중반이다보니 지금에 와서 보기엔 좀 구닥다리 같은 배경일 수도 있긴 하지만 감안하고 봐줄 수 있는 정도이니 큰 문제는 안될 듯 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한 번쯤 읽어보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시인의 계곡>도 한번 읽어볼까 고민중.... 이라지만.. 사놓고 한 페이지도 못읽어본 <1Q84>는 도대체 언제 읽을거냐고....!!! 인데... <백년의 고독>과 <영혼의 집>이 나를 기다리고 있군화...<Ficciones>까지.... 이번 학기에는 중남미 문학에 허우적 댄 기억만 남을지도 모르겠다.

마이클코넬리, 시인, poet, 나는죽음담당이다
# by 나에 | 2009/11/28 13:10 | text, | 트랙백 | 덧글(0)
츠쿠지 어시장 3대손(築地魚河岸三代目: The Taste Of Fish, 2008)

 한국 영화들이 유럽에서 칸이니 베니스의 문을 두드릴 때, 조용히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영화들이 있다. 바로 일본 영화이다. 자극적이고 화끈한 영화를 좋아하는 우리 국민들-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나조차 아니니깐-에게는 일상의 소중함, 소소한 삶의 의미 같은 주제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일본 영화들이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도 그런 진한 일본영화 특유의 맛이 배어나오는 작품이다.

  일단 나베시마 마사하루의 동명 원작 <츠쿠지 어시장 3대손>이라는 만화를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영화이다.-내가 듣기엔 츠키지로 들리는데.. 일단 만화번역도 츠쿠지로 나와서 츠쿠지로 쓴다. 3대손 부분도 3대째로 번역을 했는데.. 3대손이 맞는듯하다- 일단 캐릭터 설정이나 여타 많은 부분들이 만화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몇몇 부분들은 아예 만화랑 다르게 쓰였다. 원작을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고 그게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점들도 보듬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내가 클리셰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은 주인공 쥰타로(오오사카 타카오 분)가 회사원을 관두고 츠키지의 중간도매상인 우오타츠(魚辰)의 3대손으로 츠키지 시장에서 일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초보자의 실수와 신궁 3대손과의 라이벌 관계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전형적인 일본 음식만화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영화에서는 쥰타로와 아스카(다나카 레나 분)이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 우연히 쥰타로가 츠키지로 흘러들어와(?) 우오타츠에 빠지는 그런 스토리 되시겠다. 원작에서도 커플이 되는 에이지-치아키 커플의 좀더 버라이어티한 애정곡선도 볼 수 있겠다. 만화에는 나오지 않는 에이지-아스카의 정략결혼 라인(?)이 오리지널 스토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찌보면 정말 진부한 스토리 전개이지만 그런 내용도 관객에게 감동과 눈물을 주는 것도 일본영화의 힘일 것이다.(사실... 에이지가 참치 고로케를 먹는 장면에서는 나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단지 성공한 원작을 그대로 답습해서 스크린으로 옮겨놓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원작자가 못했던... 하지만 그럴법한 이야기를 다른 미디어를 통해서 팬들에게 선사해 준다는 것 그 자체가 나름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작에서 쥰타로가 생선에 대해서 점점 공부하고 알게 되면서 우오타츠를 이끌어가고, 쥰타로의 성품이나 신궁 3대손과의 경쟁 혹은 도움 관계에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에 다 수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원작이 떠오르게 만드는 에피소드들은 소소한 재미를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에모토 아키라, 오오스기 렌 등 유명한 중견배우들이 등장해 영화의 수준을 좀 더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원작보다도 여주인공인 다나카 레나 때문에 선택했고, 감상한 영화이긴 하지만 말이다. 여자분들은 오오사와 타카오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시는 것 같은데... 솔직히... 레나누님이 쵝오다.. CF랑 영화만 찍지말고... 제발 드라마좀 출연해 주세염.. 연기를 그렇게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고집스러울 정도로 드라마는 안하는지 모르겠다. (설마 캐스팅이 안되는건가...) 아니면 CF퀸 이미지로 전지현이나 고소영 같은 느낌의 배우인건지 참.... 아쉬울뿐..

츠쿠지어시장3대손, 츠키지어시장3대째, 다나카레나, 오오사와타카오
# by 나에 | 2009/11/20 18:02 | moving pictur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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