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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2009)
 영화를 본지 딱 10일 됐다. 열흘 사이에 너무 다양한 작품들을 보긴 했지만... 지금에서야 느껴지는 건 이 영화의 이미지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어느정도 명함을 내밀 수 있는 '허진호'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뭐 잘 모르겠다.-허진호 감독의 영화라곤 본 게 <봄날은 간다>밖에 없는데.. 그 마저도 기억이 흐릿하다. 너무 어렸을적에 봐서 그런가..- 특별한 기대는 없었다. 하긴.. 초반에 정우성이 등장할때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장동건인줄 착각하고 극장에 앉아있었으니.. -_-

 각설하고.. 스토리야 뭐 옛날에 미쿡서 서로 같이 공부하던 남녀가 있었다. 서로 고국으로 돌아가서 각자의 삶을 살다가 동하(정우성 분)가 회사일로 쓰촨(四川)으로 출장을 가서 그곳에서 메이(고원원 분)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줄거리를 떠나서 솔직히 이 영화의 가장 큰 분기점이 되는... 호텔씬 정도까지는 참 재밌고 유쾌했다고 생각한다. 딱 그정도에서만 머물렀다면 말이다.. 그때까지는 시간도 생각지 않고 정말 그냥 재밌게 봤던 기억이다. but 그 이후로는 그냥 지겨움의 연속, 진부한 스토리 전개로 초반의 상큼함을 말짱도루묵으로 만들어주시는 연출 되시겠다. 영화가 끝나갈때 쯤에는 속으로 '제발 좀 끝나라'만을 생각했으니 말이다. 나중에야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원래 단편으로 기획되었던 영화라는 소릴 들었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

 뭐.. 좀 딴 소리를 하자면.. 아무래도 대사가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로 구성되다 보니 자막을 많이 썼는데... 볼때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부분도 아쉽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관객을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주고 생각했다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외국어 대화에 자막을 띄워주거나 아니면 영어에만 해주든지 선택을 했어야 된다고 본다. 어떤때에는 중국어는 아예 자막 없이 극중 인물들이 통역해주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후반에 메이의 선생과 동하의 대화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고 소통도 100% 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전부 자막을 띄워주는건 좀... 이럴거였으면 그 이전의 상황들에도 모두 자막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솔직히 영화 전체의 흐름과는 별로 상관없는 지적이긴 하다만...-
 또한 영화 내의 PPL이 너무 대놓고 하는듯한 느낌이 강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PPL때문에 스토리가 좀 막장으로 간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초반 두보초당에서 동하와 메이의 조우는 왠지 올림푸스 카메라 광고를 위한 에피소드인것만 같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에는 두산중공업을 위한 끼워넣기식 에피소드.... 전체적으로 봐서는 쓰촨성을 홍보하기 위해 '팬더곰 관람 장면'이나 '돼지내장 국수' 같은 요소들을 끼워넣어서 만들다보니 영화 본래의 스토리에 집중할 수 없고 이상한 잡탕물이 돼버린 느낌.
 마지막으로 당최 '호우시절'이라는 제목을 왜 지었을까... 할 정도로 억지스러운 끼워맞춤 스토리랄까.... 제목을 왠지 <화양연화>같은 느낌으로 짓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내 생각엔 대실패인 듯...
 브루냥 말대로 <봄날은 간다>에서 정점을 찍고 서서히 추락해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영화였네요.

뱀다리. 그래도 고원원은 이뻤다는거... 우성횽님 보톡스 맞으시나 얼굴이 왤케 탱탱 부었대.. ㅋㅋㅋ 그래도 유일하게 하늘이 수염간지를 선사한 남자다운 멋이 있음....
호우시절, 정우성, 고원원, 안타깝지만바이바이허진호
# by 나에 | 2009/10/20 21:56 | moving pictur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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