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트클럽 이후로는 이상하게 데이빗 핀처 감독과의 인연이 없어 본 작품이 없이 15년을 건너뛰고 본 나를 찾아줘 되시겠다.(그리고 나서 최근에 세븐을 다시 한 번 보았는데.. 확실히 어렸을때 본 거랑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어린맘에는 그저 '이런 영화를 좋아하면 좀 있어 보이겠지' 라는 마음에 좋아했던 것 같고. 나이 먹고 보니 브래드 피트의 풋풋함과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가 좋더라.)
몰입도도 좋았고.. 중반까지 전개를 해 나가는 걸 보면서 그냥 영화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에이미가 탈출(?)을 하고 나서부터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라 좀 신기한 느낌이었고.. 영화가 끝날 무렵 수미쌍관으로 사용한 동일한 시퀀스를 보면서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짐작한다. 정말 깔끔하게 떨어지는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배우들 이야기를 해보자면 벤 애플렉은 원래도 그리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었는데.. 뭔가 요즘에는 느낌이 존 트라볼타의 하위호환이 되어버린 듯해서 좀 짠했다. 로자문드 파이크의 경우엔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도 연기가 참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왜 이리 허술하게 에이미의 캐릭터를 잡았나 싶다.(물론 이건 배우의 탓이 아니라 감독이나 각본상의 문제라고 보는게 맞겠다.) 의도한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중반까지의 에이미는 정말 냉철하고 한치의 실수도 없는 싸이코패스같았다면-물론 허영기 가득한 싸이코 패스라는게 성립할까 싶기는 하다만..- 그 잠깐 휴식기동안의 두 커플에게 돈을 뺏기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은 치밀함과는 전혀 상반되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어서 좀 의아했다.
반대라면 가능할법한 성격변화인데 치밀한 사람이 강도에게 돈을 빼앗기고 폭행 당하는 정도의 경험으로 저렇게 즉흥적인 사람이 된다는건 설득력이 좀 떨어진달까.. 오히려 좀 더 치밀하고 악랄하게 변한다면 모를까..-물론 그 멍청한 백만장자를 죽이기 까지의 과정은 다시 또 여러가지 과정들을 쌓아나가긴 하지만 - 좀 그랬다. 원작을 읽어보면 해결이 될까싶기도 하지만.. 굳이 원작을 찾아보고 싶지는 않다.(신기하게 다이버전트같은 허접한 영화를 보면 원작이 궁금해지는데.. 이건 그렇지 않은걸 봐서는 나름 잘 만들었다는 방증(?)이려나..) 별 다섯개를 줘도 무방한 영화인 것 같지만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으로 반개 깎아보려함.
한줄요약. Gone Girl이라 쓰고 Gone Bitch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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